알츠하이머성 치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정의부터 최신 치료까지 (Ver. 2025)

부모님이 갑자기 며칠 전 얘기를 기억 못 하시거나, 평소 잘 아시던 길을 헤매시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혹시 치매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오죠. 치매 중에서도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알츠하이머성 치매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가 서서히 쪼그라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1906년 독일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처음 발견했죠. 이 병이 무서운 이유는 처음엔 단순한 건망증처럼 보이다가 점차 일상생활 전체를 집어삼킨다는 점입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치매는 여러 원인으로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고, 알츠하이머는 그 원인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약 76%가 알츠하이머형이라고 하니, 치매 하면 알츠하이머를 떠올리는 게 당연할 수도 있겠네요.


왜 생기는 걸까? 뇌에서 일어나는 일들

알츠하이머의 원인을 한 마디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밝혀낸 핵심은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라는 두 가지 이상 단백질입니다.

건강한 뇌에서는 이런 단백질들이 적절히 만들어지고 배출되는데,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세포 밖에 쌓이고, 타우 단백질이 세포 안에서 엉켜버립니다. 마치 집안에 쓰레기가 쌓이듯 뇌에 찌꺼기가 쌓이는 거죠. 이렇게 되면 뇌세포들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결국 죽어버립니다.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부위부터 손상이 시작되어서,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겁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주의하세요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은 은근히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나이 들면 다 그런 거지' 하고 넘기기 쉽거든요. 하지만 이런 신호들을 놓치지 마세요.

초기 단계 (경도 인지장애) 방금 한 대화 내용을 잊어버리거나, 약속을 자주 깜빡합니다.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고 찾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죠. 예를 들어 리모컨을 냉장고에 넣어두거나, 지갑을 화장실에 두고 오는 식입니다.

중기 단계 가족 이름이나 집 주소같은 기본 정보도 헷갈려합니다. 평소 잘하던 요리를 못하거나, 옷 입는 순서를 틀리기도 해요. 성격이 변해서 평소와 달리 공격적이 되거나 우울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말기 단계 거의 모든 기억을 잃고, 가족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걷기도 어려워집니다.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상태가 되죠.


어떻게 진단하나요?

"우리 어머니가 요즘 자꾸 깜빡하시는데,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이런 고민이 드신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으세요.

병원에서는 먼저 MMSE-K나 MoCA같은 간단한 인지기능 검사를 합니다. 연월일을 물어보거나, 간단한 계산, 그림 따라 그리기 등을 통해 인지기능을 평가하죠.

그 다음엔 MRI나 CT로 뇌 사진을 찍습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는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가 쪼그라들어 있어요. 최근엔 아밀로이드 PET이라는 검사로 뇌에 쌓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직접 볼 수도 있습니다.

2024년부터는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가 생물학적 표지자를 중심으로 진단 기준을 바꿨는데요, 앞으로는 혈액검사만으로도 알츠하이머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희망이 보이는 최신 치료법들

"치매는 치료가 안 된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완치는 아직 어렵지만, 최근 놀라운 발전이 있었습니다.

기존 치료제: 증상 완화에 집중

지금까지는 주로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등)를 써왔습니다. 뇌에서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는 걸 막아주는 약이죠. 증상을 완화시켜주긴 하지만 병의 진행 자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게임체인저 '레켐비'의 등장

2024년 12월, 드디어 한국에도 **레켐비(레카네맙)**가 들어왔습니다! 이 약은 기존 약들과 완전히 다릅니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직접 제거하는 거죠.

임상시험에서 약 80%의 환자에서 뇌 속 아밀로이드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27% 느려졌습니다. 완치는 아니지만, 병의 진행을 실제로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입니다.

한국에자이 - 레켐비


다만 모든 환자가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초기 단계 환자만 대상이고, 2주마다 정맥주사를 맞아야 해요. 18개월 동안 치료받아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뇌출혈 같은 부작용 위험도 있어서 정기적인 MRI 검사가 필수죠.

국내 연구진의 도전

한국 제약회사들도 가만있지 않습니다. 젬백스의 GV1001은 신경염증을 줄이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고, 경증부터 중증까지 모든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아이큐어와 셀트리온은 기존 약물인 도네페질을 패치 형태로 만들어 편의성을 높였죠.


일상에서 실천하는 예방법

알츠하이머를 100% 막을 순 없지만, 위험을 확실히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운동: 최고의 뇌 보호제

주 3회 이상, 하루 30분씩 빠르게 걷기만 해도 치매 위험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운동은 뇌혈류를 늘려 뇌세포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주거든요. 특별한 운동이 아니어도 됩니다. 동네 한 바퀴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도 충분해요.

MIND 식단: 뇌를 위한 특별 레시피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을 합친 MIND 식단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식단을 철저히 따른 사람들은 알츠하이머 위험이 53%나 낮았다고 해요.

매일 먹으면 좋은 것들:

  • 잎채소 (시금치, 케일)
  • 견과류 한 줌
  • 올리브오일 2큰술

자주 먹으면 좋은 것들:

  • 베리류 (주 5회)
  • 생선 (주 1회 이상)
  • 통곡물

피해야 할 것들:

  • 붉은 고기 (주 4회 미만)
  • 버터, 마가린
  • 튀김, 패스트푸드

두뇌 활동: 쓰지 않으면 녹슨다

독서, 퍼즐, 새로운 언어 배우기 등 뇌를 자극하는 활동이 중요합니다. 특히 손을 사용하는 활동이 좋아요. 뜨개질,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등이 모두 도움이 됩니다.

사회 활동: 외로움은 독

친구들과 수다 떨고, 동호회 활동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입니다. 사회적 고립은 치매 위험을 높이거든요.

건강 관리: 기본이 중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이런 질환들이 뇌혈관을 손상시켜 치매 위험을 높이거든요. 금연과 절주는 기본이고요.


함께 만드는 희망

알츠하이머는 환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겪는 여정이죠. 하지만 절망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 있고, 레켐비 같은 새로운 치료제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환자분들이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익숙한 환경을 유지해주고,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도록 격려해주세요. 달력이나 시계를 잘 보이는 곳에 두어 시간 감각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도 좋습니다.

알츠하이머와의 싸움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당장 내일 완치약이 나오진 않겠지만, 매일 조금씩 노력하면 분명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오늘도 부모님께 안부 전화 한 통 드리는 건 어떨까요? 그 작은 관심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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