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나만 혼자 겪는 병이 아니에요

갑자기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밀려온다면? 바로 공황장애 이야기입니다.

예전엔 '연예인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특별한 사람들만 겪는 질환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마음의 감기가 되었어요. 실제로 2021년 기준으로 국내에서만 20만 명이 넘는 분들이 공황장애로 진료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10년 전보다 무려 2.5배나 증가한 수치라고 합니다.


공황장애,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무서운 걸까요?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질환입니다. 가장 무서운 건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점이에요. 평화롭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도,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도, 심지어 집에서 TV를 보다가도 갑자기 엄습할 수 있습니다.

공황발작이 일어나면 보통 10분 이내에 증상이 최고조에 달한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질식감, 온몸에 식은땀이 나면서 "내가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하는 극도의 공포감이 밀려옵니다. 다행히 대부분 20~30분 정도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그 짧은 시간이 당사자에겐 영원처럼 느껴지죠.

더 힘든 건 '예기불안'입니다. 한 번 공황발작을 경험하면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사람이 많은 곳이나 밀폐된 공간을 피하게 되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게 됩니다.


연예인들도 많이 겪는 공황장애

이병헌, 김구라, 장나라, 화사, 박명수...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고백했습니다. 2010년 한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처음 공개한 이후로, 많은 연예인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어요.

특히 박명수 씨는 2023년 라디오 방송에서 "불안장애와 공황장애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하고 있고 정신과 상담도 받고 있다"고 솔직하게 밝혔습니다. 늘 밝고 유쾌한 모습만 보여주던 그였기에 더욱 놀라웠죠.

가수 비비는 SNS를 끊고 현실 중심의 생활을 통해 극복해나갔다고 고백했고, 이경규 씨는 자신이 늘 공황장애 약을 지니고 다닌다며 동료들을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연예인들의 용기 있는 고백 덕분에 실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공황장애 진단율이 무려 9.4배나 증가했다고 하네요. 숨겨왔던 고통을 드러내고 치료받을 용기를 얻게 된 것이죠.


왜 생기는 걸까요?

공황장애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먼저 생물학적 원인이 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불균형이나 뇌의 청반핵이라는 부분이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사소한 자극에도 경보를 울리는 것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몸의 경보 시스템이 오작동하는 거예요.

심리적 요인도 중요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 완벽주의 성향, 지나친 책임감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특히 현대인들은 끊임없는 경쟁과 압박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가족 중에 공황장애를 겪은 사람이 있다면 발병 확률이 4~8배 정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치료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좋은 소식은 공황장애가 치료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입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70~90%의 환자가 호전된다고 하니 희망을 가지세요!

약물치료가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는데, 보통 8~12개월 정도 꾸준히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약물치료의 장점은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것이지만, 전문의의 관리 하에 복용해야 합니다.

인지행동치료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내가 죽을 것 같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공황발작으로 죽는 사람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현실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훈련을 한다. 또한 두려워하는 상황에 점진적으로 노출시켜 익숙해지도록 하는 노출치료도 병행합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극복법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선 일상에서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정말 도움이 됩니다. 처음엔 가벼운 산책부터 시작해서 점차 강도를 높여가세요.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엔돌핀을 분비시켜 기분을 좋게 만들어줍니다.

복식호흡법도 익혀두면 좋아요.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후~" 하며 천천히 내쉬는 것을 반복하면 긴장이 완화됩니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피하세요. 커피나 에너지드링크의 카페인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어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어요. 술도 일시적으로는 긴장을 풀어주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충분한 수면도 중요합니다. 수면 부족은 신체와 정신을 피로하게 만들어 공황발작을 유발하기 쉬워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공황장애는 더 이상 숨겨야 할 부끄러운 병이 아닙니다. 마음의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나을 수 있는 질환이에요.

만약 여러분이나 주변 사람이 공황장애로 고통받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것이 어색하고 두려울 수 있지만, 그 한 걸음이 여러분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들도 치료를 통해 다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듯이, 여러분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요.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려 하지 말고, 가족, 친구,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공황장애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 몸과 마음이 보내는 SOS 신호일 뿐이에요. 이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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